술 마시고 자고 일어났더니 팔이 안 움직인다?
30대 직장인 주씨는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소파에 기대 잠들었다가 다음날 아침 이상한 감각을 느꼈습니다. 팔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으며, 손등이 아래로 축 처져 들어 올릴 수 없는 상태가 되었던 것입니다.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지만, 감각 이상까지 생기자 병원을 찾았고 ‘요골신경마비’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흔히 ‘토요일 밤 증후군’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특정 자세로 오랜 시간 압박을 받을 때 발생하는 신경 마비로, 보통은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증상이 지속될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요골신경마비란 무엇인가?
요골신경마비(radial nerve palsy)는 팔의 신경 중 하나인 요골신경이 압박 또는 손상되면서 손목, 손가락의 움직임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요골신경은 상완골의 후면에서 시작해 팔꿈치를 지나 손목까지 이어지는 신경으로, 손목과 손가락을 펴는 역할을 하며, 손등 쪽 감각을 담당하는 주요 신경입니다.
요골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면 신경이 일시적으로 기능을 잃어 손목이 처지고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손목 하수(wrist drop)' 증상이 나타납니다. 흔히 팔을 책상 위에 얹고 잔 상태, 바닥에서 팔을 베고 잔 경우처럼 팔에 장시간 압력이 가해졌을 때 발생합니다.
'토요일 밤 증후군', '신혼여행 마비'라고 불리는 이유
이 질환은 영어로는 ‘Saturday night palsy’라고도 불립니다. 이는 주말에 음주 후 의식을 잃은 상태로 책상이나 바닥에 팔을 올린 채 잠들어 요골신경이 눌리는 상황에서 종종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혼여행 마비’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배우자의 팔을 베고 잠든 신혼부부에게 발생한 사례가 많아 붙은 이름입니다.
증상 및 구분
요골신경마비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손목과 손가락을 위로 들어올릴 수 없음 (손목 하수)
- 손등, 엄지와 검지 손가락 부위의 감각 저하
- 팔꿈치 아래부터 손까지의 저림 및 무감각
- 손목의 힘이 빠지고 물건을 쥐기 어려움
이러한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다른 신경계 질환과 구분이 필요합니다. 손목 마비 증상이 비슷하더라도 경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이나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단 방법
요골신경마비가 의심될 경우 재활의학과, 신경과 또는 정형외과에서 신경 전도 검사(NCS)나 근전도 검사(EMG)를 통해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이 검사는 신경의 전기 신호 전달 속도와 근육 반응을 확인해 신경의 손상 부위와 손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치료 방법
요골신경마비는 대부분 자연 회복이 가능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에는 보존적 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보존적 치료
- 부목 고정: 손목을 중립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스플린트나 손목 보조기를 착용
- 약물 치료: 소염진통제 및 신경 회복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 복합체(B1, B6, B12) 복용
- 물리치료: 전기 자극 치료, 온열 요법 등으로 신경 회복 촉진
- 스테로이드 주사: 염증 감소와 신경 회복 촉진
수술적 치료
- 보존적 치료 3개월 이상에도 호전이 없고 손가락을 펴는 힘이 전혀 회복되지 않는 경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수술은 주로 신경 감압술 또는 손상 부위 절제 및 이식술 등이 시행됩니다.
자가 운동으로 회복 돕기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재활 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손목과 손가락을 반대 손으로 완전히 펴고, 스스로 힘을 주어 주먹을 쥐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이 운동은 근육과 힘줄의 위축을 막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요골신경마비는 특별한 질환이라기보다는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신경 압박 문제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다음과 같은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 술을 마신 후 의식을 잃고 잠드는 습관 피하기
- 책상, 소파, 바닥에서 장시간 팔을 올린 채 잠들지 않기
- 팔꿈치, 겨드랑이, 무릎 부위에 쿠션 등으로 신경 압박 방지
- 수면 중 손목이나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수면 자세 교정
- 잦은 음주, 흡연 자제 및 균형 잡힌 식단 유지
특히 비타민 B12는 신경 회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충분한 섭취가 권장됩니다. 술을 자주 마시거나 영양 섭취가 부족한 경우에는 비타민 B군 보충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참고 링크
-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정보: https://hi.nhis.or.kr
- 대한재활의학회: https://www.karm.or.kr
마무리하며
요골신경마비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지나칠 수 있지만, 반복되거나 회복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특히 음주와 관련된 잘못된 수면 습관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생활 속 주의와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팔이 갑자기 움직이지 않거나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신경 건강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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